수술 후 시작된 구강작열감, 혀가 아니라 자율신경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수술 후 갑자기 혀가 화끈거리기 시작했다면

안녕하세요. 자율신경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황상철 원장입니다. 구강작열감으로 내원하시는 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술을 받은 뒤부터 혀가 화끈거리기 시작했어요.” “입안이 따갑고 얼얼한데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수술과 구강작열감을 연결하지 못합니다. 혀를 수술한 것도 아니고 입안에 특별한 상처가 생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료실에서는 제왕절개 이후, 담낭절제술 이후, 갑상선 수술 이후, 무릎 수술 이후처럼 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수술을 받은 뒤 증상이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물론 모든 수술이 구강작열감을 유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특별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수술 이후 증상이 시작되었다면 몸 전체의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사에서는 정상인데 왜 이렇게 아플까요?

환자분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혈액검사도 정상이고 치과 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으며 MRI나 CT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환자분은 하루 종일 혀가 화끈거리고 입안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낍니다. 차가운 물을 마셔도 잠시뿐이고, 음식을 먹는 시간이 두려워질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없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자분이 느끼는 통증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검사 결과와 실제 통증 사이의 차이가 오히려 더 큰 불안과 긴장을 만들고, 이러한 긴장은 다시 통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술은 몸 전체의 자율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술은 단순히 피부를 절개하는 과정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몸은 수술 자체를 하나의 큰 스트레스로 인식합니다. 마취를 시행하고 조직을 절개하며 회복 과정에서 염증 반응과 면역 반응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자율신경 역시 평소보다 크게 활성화됩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균형을 되찾지만 원래 신경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분들은 회복 이후에도 자율신경의 균형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혀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구강작열감과 같은 이상감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취와 신경의 민감성 변화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국소마취와 전신마취는 대부분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우 드물게 수술 전후 신경계의 변화와 함께 감각신경이 평소보다 민감해질 가능성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혀의 감각은 삼차신경과 설인신경, 안면신경 등 여러 뇌신경이 함께 담당합니다. 이러한 신경이 예민해지면 상처가 없어도 화끈거리거나 따갑고 얼얼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모든 환자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몸 전체의 균형을 함께 살펴봅니다

한의학에서는 혀만 아프다고 해서 혀만 치료하지 않습니다. 혀는 몸 전체의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수술은 몸의 기혈을 소모시키는 과정으로 바라보며 회복 과정에서 체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몸의 진액이 부족해지고 열이 위로 치솟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지면 침 분비가 감소하고 혈액순환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혀의 통증과 구강건조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증상만 치료하기보다 체질과 자율신경의 균형, 전신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만나는 환자분들의 이야기

한 환자분은 제왕절개 이후부터 혀끝이 타는 듯한 통증이 시작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출산 후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환자분은 담낭절제술 이후 입안이 화끈거리고 뜨거운 음식을 먹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공통적으로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주변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느끼는 것은 통증의 원인을 하나의 장기에서만 찾기보다 몸 전체의 균형과 자율신경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혼자 견디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구강작열감은 눈에 보이는 상처가 없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이해받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내가 예민한 걸까” 하며 혼자 참고 견디는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통증은 결코 기분 탓도, 의지의 문제도 아닙니다. 몸이 보내고 있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원인을 차근차근 찾아가고 현재 몸 상태에 맞는 치료 방향을 선택한다면 충분히 좋아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너무 오래 혼자 버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면 그 마음 또한 치료받아야 할 대상입니다. 몸은 생각보다 회복하는 힘이 큽니다. 조금 늦더라도 분명 다시 편안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 길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걸어가는 의료진이 있다는 사실만은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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